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5억 원이라는 숫자를 보고 나서, 저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5살 대학생인 제가 월급을 모아 집을 산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청년 대출규제를 완화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니면 오히려 집값만 더 올려놓는 걸까요. 2026년 7월 금융위원회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정면으로 충돌한 그 논쟁을, 청년 당사자 입장에서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주거사다리, 정말 대출이 놓아줄 수 있을까
제가 직접 부동산 앱을 열어봤는데,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 원, 평균 가격은 15억 원이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한 푼도 쓰지 않고 40년을 모아야 살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러니 "대출 규제를 풀어 청년과 무주택자의 주거 사다리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귀에 쏙 들어오는 건 당연합니다.
주거사다리란 소득이 낮은 계층이 임대에서 자가로 단계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전세→소형 아파트→더 넓은 집으로 올라가는 발판이죠. 금융위원회가 2026년 7월 15일 은행회관에서 연 '부동산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도 주택건설업계 측은 "6·27 대책 이후 축소된 정책대출 한도를 회복·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출처: 네이버 뉴스).
저도 처음엔 이 주장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대출이 없으면 집을 살 기회 자체가 막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대출 한도가 너무 낮으면 자산이 없는 청년은 아예 출발선에도 서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대주택 재고율이 6~7%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세나 월세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은 청년에게, 대출은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는 수단처럼 느껴집니다.
집값만 자극한다, 소금물 논리의 진짜 의미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제가 아는 선배 한 명이 청년 정책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대출 한도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해당 지역 매물 호가가 바로 올라버렸거든요.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는데, 사야 할 집값이 그만큼 더 뛰어버린 겁니다. 이게 바로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마시는 격"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현실이라는 걸, 제가 가까이서 지켜본 셈입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란 집값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LTV 70%라면 10억짜리 집에 최대 7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뜻이죠. 대출 규제 완화는 곧 이 LTV 한도를 올려주는 것인데, 문제는 그렇게 되면 매수 가능 금액이 시장 전체에서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공급이 고정된 상태에서 살 수 있는 돈이 늘어나면, 가격은 그 돈만큼 따라 올라갑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DSR이란 연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상환액 합계 비율을 뜻합니다. 가계가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빚을 지지 않도록 막는 안전장치인 셈이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에 따르면 현재 금융 규제는 주택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를 갑작스럽게 풀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있습니다(출처: 한국개발연구원 KDI).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대출 완화가 집값을 낮추는 정책이 아니라 구매력을 높이는 정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급이 늘지 않는 한, 구매력이 오르면 가격도 오릅니다. 청년이 주거 사다리를 얻는 게 아니라 더 큰 빚을 지고 올라타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 대출 완화 → 매수 가능 금액 상승 → 집값·전세가 동반 상승 가능성
- 공급이 고정된 서울·투기지역에서 효과 더욱 두드러짐
- LTV·DSR 완화는 단기 숨통이지만 장기 부채 부담 확대 위험
- 금리 상승·경기 하락 시 청년 차주 상환 부담이 직격탄
취약계층지원, 청년이라고 다 같은 청년이 아니다
제가 주변을 보면서 느낀 건, 청년 안에서도 출발선이 너무 다르다는 겁니다. 부모님이 전세 보증금을 대줄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월세도 스스로 감당하기 빠듯한 친구도 있습니다. 같은 20대라도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데 "청년이면 다 같이 대출 한도를 올려준다"는 방식은 과연 맞는 걸까요.
토론회에서 나온 수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 집을 사는 20~30대의 자금 조달 중 70%가량이 부모·조부모로부터 오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같은 청년 정책대출이라도 가족 자산이 뒷받침되는 청년이 더 크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차등 없는 대출 완화가 자산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취약계층 중심의 정교한 설계가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령만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소득, 보유 자산, 가족의 지원 가능성, 거주 지역, 무주택 기간 등을 종합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청년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청년특별공급이나 청년공공임대 확대처럼 공급 측면에서 접근하는 정책과 재정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단순 대출 완화보다 지속 가능한 해법에 가깝습니다.
전세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자기자본 없이 큰 금액의 주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적으로 무한 레버리지처럼 작동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레버리지란 자기 돈을 거의 쓰지 않고 남의 돈(대출)으로 더 큰 자산을 운용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 전세대출이 늘어나면 전세 수요만 폭발적으로 늘어 오히려 보증금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습니다. 임차인을 돕기 위한 대출이 임대인의 배를 불리는 역설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투기지역과 비투기지역을 나누고, 실제 취약한 무주택 서민에게 집중하는 지역별 차등 설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주비 대출과 총량규제, 공급이 핵심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저를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부분은 이주비 대출 논쟁이었습니다. 이주비 대출이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진행 시 기존 거주자가 이주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대출로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집을 부수고 새로 짓는 동안 조합원이 임시로 다른 곳에 살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는 것이죠.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조합원이 이주를 못 하고, 사업이 지연되고, 결국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연쇄 효과가 생깁니다. 공급이 줄면 장기적으로 집값은 더 오릅니다. 서울시 조사에서도 이주비 대출 문제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은 지역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점에서 규제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이 됩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규제 완화 수혜가 어디로 집중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비 대출 한도를 늘리면 현재도 6억 원까지 지원되는 상황에서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일부 재건축·재개발 지역 조합원에게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급 확대라는 명분이 일부 자산가의 금융 부담 경감으로 귀결된다면 정책 정당성이 약해집니다.
총량규제 논쟁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총량규제란 전년도 가계대출 증가액의 1.5% 이내로 연간 대출 증가율을 묶어두는 제도를 말합니다. 금융 시스템 전체의 과열을 막는 안전밸브 역할을 합니다. 가족 간 대여금이나 직장 내 사내대출 같은 사적 금융이 늘어나 공적 규제의 허점을 파고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도 현실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 규제가 시장 안정에 기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년 대출규제를 완화하면 집값이 정말 오르나요?
A. 공급이 충분하다면 가격 안정이 가능하지만, 서울처럼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대출 한도가 늘어날수록 매수 가능 금액이 커져 집값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대출 완화가 집값을 낮추는 정책이 아니라 구매력을 높이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공급 확대 없이 대출만 풀면 집값 자극 효과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우려입니다.
Q. 전세대출을 줄이면 청년은 어디서 살아야 하나요?
A. 임대주택 재고율이 6~7% 수준에 불과한 현실에서 전세대출을 급격히 줄이면 취약계층과 청년의 주거 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주택 서민에 대한 전세대출은 유지하되, 공급이 부족한 투기지역과 비투기지역을 나눠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립니다.
Q. 청년 주거 문제, 대출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나요?
A. 청년특별공급 확대, 청년공공임대 확대, 직주근접 주택 공급 같은 공급 측면의 정책과 재정정책을 병행하는 게 핵심입니다. 대출로 구매력만 높이는 방식은 단기 처방에 가깝고, 청년이 감당 가능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장기 해법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물론 공급 확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 취약계층 중심의 정교한 금융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반론도 충분히 설득력 있습니다.
Q. DSR 규제가 청년에게 왜 불리한가요?
A. DSR은 연소득 대비 전체 대출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제한하는 규제입니다. 소득이 낮은 사회초년생이나 청년은 DSR 한도에 금방 걸려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면 부모 자산을 등에 업은 청년은 가족 대여금 등 사적 금융으로 DSR 규제를 우회하는 경우도 있어, 결국 DSR 규제가 자산 없는 청년에게 더 불리하게 작동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청년 대출규제 완화 논쟁은 어느 한쪽이 완전히 옳다고 말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가 25살 청년 입장에서 느끼는 것은, 지금 집값은 너무 높고 대출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답답함이 먼저라는 겁니다. 그 감정은 진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출을 무작정 풀면 그 돈이 결국 집값을 더 올리고 더 큰 빚을 떠안는 구조를 만든다는 것도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청년의 주거 사다리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다만 그 방법이 일괄적인 대출 완화여서는 안 됩니다. 실제 도움이 필요한 무주택 청년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설계하고, 청년공공임대와 청년특별공급, 직주근접 주택 공급이라는 근본 대책을 함께 추진해야 합니다. 빚을 더 내게 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감당 가능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