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분기 실적 (비이자이익, 연체율, 예금자보호)

2023년 1분기 저축은행 79개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이 3,33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440억 원과 비교하면 659% 증가한 수치입니다. 숫자만 보면 업계가 완전히 살아난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뉴스를 보자마자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과연 이게 진짜 회복인지, 아니면 겉만 그럴싸한 숫자인지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축은행과 나,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

솔직히 말하면 저축은행이 제 삶에 이렇게 자주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25살, 사회에 막 발을 디딘 입장에서 목돈이라고 해봤자 몇백만 원이 전부인데, 그 돈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처음으로 저축은행 예금을 진지하게 찾아봤습니다. 1금융권 시중은행 예금금리와 저축은행 예금금리를 비교했을 때 0.5~1%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고, 목돈이 크지 않으니까 그 차이가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괜히 더 알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예금자보호제도라는 개념을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예금자보호제도란 금융기관이 파산하거나 영업정지를 당했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 1인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원금과 이자를 보호해주는 제도입니다. 저축은행도 이 제도의 적용을 받으니 5,000만 원 이하로 넣으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있는 셈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야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그래도 찜찜한 마음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습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배경이 있다 보니 이번 1분기 실적 발표를 봤을 때, "드디어 저축은행이 다시 안정권에 들어온 건가" 싶으면서도 왠지 한 번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치를 파고들었을 때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비이자이익 급증, 좋은 신호일까 불안 신호일까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비이자이익(Non-interest Income)입니다. 비이자이익이란 예금을 받아 대출해 이자 차익을 내는 본업 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뜻합니다. 유가증권 운용 손익, 수수료 손익, 대출채권 관련 손익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의 비이자이익은 2,9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는 "아, 저축은행이 다양한 수익원을 만들어냈구나"라고 긍정적으로 읽혔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유가증권 운용이란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 상품을 사고팔아 이익을 내는 방식인데, 이건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지만 반대로 시장이 나빠지면 손실 요인이 됩니다. 즉 이번 비이자이익 급증이 반복 가능한 구조적 개선인지, 아니면 시장 상황이 일시적으로 맞아떨어진 결과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이자이익(Interest Income)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자이익이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저축은행 본업의 핵심 지표입니다. 비이자이익이 아무리 좋아도 이자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적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1분기 실적을 "저축은행이 완전히 살아났다"가 아니라 "비이자이익 덕분에 일시적으로 크게 개선됐다"로 읽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손충당금(Credit Loss Provision) 감소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습니다. 대손충당금이란 앞으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대출에 미리 비용으로 쌓아두는 금액입니다. 이 금액이 줄면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부실이 줄어서 충당금을 덜 쌓아도 된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당장 쌓는 것을 유보한 것인지는 향후 연체율 추이를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 전반의 건전성 관리는 여전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연체율 6.7%, 예금자가 꼭 확인해야 할 숫자

실적 발표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숫자가 있는데, 바로 연체율입니다. 연체율이란 전체 대출 잔액 중 일정 기간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수치입니다. 1분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직전 분기보다 0.7%포인트 오른 6.7%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매일경제)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8.9%로 가계대출 연체율 4.8%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43조 2,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조 2,000억 원 늘어났습니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기업 대출을 늘리는 방향은 맞지만, 연체율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대출을 더 늘리면 부실 위험도 함께 커진다는 점을 같이 봐야 합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중저신용자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습니다. 이 구조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부실 채권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축은행 실적을 볼 때 다음 항목들을 같이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됐습니다.

  1. 고정이하여신비율(NPL 비율): 전체 여신 중 회수가 불확실한 부실 채권 비중. 낮을수록 건전한 상태입니다.
  2. 연체율: 30일 이상 원리금 미납 대출 비중. 6.7%는 결코 낮지 않은 수치입니다.
  3. BIS 자기자본비율: 위험 가중 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규제 기준은 8% 이상입니다. 높을수록 충격 흡수 여력이 있습니다.
  4. 당기순이익의 구성 비율: 이자이익 대 비이자이익 비중. 이번처럼 비이자이익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지속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금리만 보고 저축은행 상품을 선택하면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위 네 가지 지표는 저축은행중앙회 공시 시스템에서 개별 저축은행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번거롭더라도 한 번쯤 검색해보는 것이 예금자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저축은행이 진짜 회복세에 들어섰는지 확인하려면 이자이익 안정, 연체율 하락, 부실채권 정리, 중소형 저축은행의 수익성 개선이 함께 확인돼야 합니다. 이번 1분기 숫자는 그 출발점으로 볼 수 있을 뿐, 완성된 그림은 아닙니다. 금리 혜택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5,000만 원 예금자보호 한도와 해당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같이 확인하는 습관이 결국 자기 자신을 지키는 가장 실용적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금융 상품 선택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병행하시길 권합니다.

--- 참고: https://www.mk.co.kr/news/economy/1206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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